석율준식 썸네일형 리스트형 [석율준식] 쓰다 중단한 글... “미쳤니?” 다짜고짜 팔을 붙들고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해대는 상대에게 해 줄 말은 한 마디뿐이었다. 너 미쳤냐고. 겉모습만으로 섣불리 타인을 판단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지금 그 말이 딱인 것 같은 차림새다. 어디서 이런 색들로만 옷을 사왔는지 묻고 싶을 정도였다. 아니 옷뿐만 아니라 자로 재고 자른 듯 길게 일자로 마무리한 뒷머리는 그렇다치는데, 5대 5로 반듯하게 갈라 기와를 세우듯 유선을 그리며 옆으로 뻗어가는 앞머리는 이유조차 모르겠다. 미를 사랑하는 준식은 지금 매우 불편했다. 제 시야에 한가득 현란한 무늬와 컬러를 뽐내는 인간이 버티고서는 비켜주지 않는다. 오늘따라 단단하지만 가는 편인 제 팔이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무식하게 생겨서 힘도 그만큼 무식하게 센 것 같다. “아, 이 팔 안 놔? .. 더보기 [석율준식] 그대 모습은 장미 for 소나기 “장미꽃 한 송이~♪” 서서히 가까워져 오는 노랫소리에 준식은 미간을 찌푸렸다. 기분이 좋은 듯 흥얼거리는 노래는 제 연배에 맞지 않게 철지난 가요였다. 대체 어디서 저런 촌스러운 노래를 듣고 다니는 건지, 일부러 자기 신경 거슬리게 하려는 게 아닐까 해온던 의심은 이쯤 되자 확신으로 변한다. 아무래도 저 쏘패 녀석은 자기 신경 거슬리는 행동만 부러 하는 것이 틀림없다. “야, 쏘패. 아까 시킨 건 다 해놨어?” “물론입니다, 대리님! 여깄습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내미는 서류를 보자 준식은 기분이 더 나빠졌다. 최근에 꽤 풀이 죽은 것 같더니, 요즘은 다시 기가 살아서 이 모양이다. 대체 뭐가 좋다고 매일 저러고 다니는지, 어디 나사 하나가 빠진 게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한 적도 있었는데 이젠 새삼..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