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율준식] 쓰다 중단한 글... “미쳤니?” 다짜고짜 팔을 붙들고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해대는 상대에게 해 줄 말은 한 마디뿐이었다. 너 미쳤냐고. 겉모습만으로 섣불리 타인을 판단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지금 그 말이 딱인 것 같은 차림새다. 어디서 이런 색들로만 옷을 사왔는지 묻고 싶을 정도였다. 아니 옷뿐만 아니라 자로 재고 자른 듯 길게 일자로 마무리한 뒷머리는 그렇다치는데, 5대 5로 반듯하게 갈라 기와를 세우듯 유선을 그리며 옆으로 뻗어가는 앞머리는 이유조차 모르겠다. 미를 사랑하는 준식은 지금 매우 불편했다. 제 시야에 한가득 현란한 무늬와 컬러를 뽐내는 인간이 버티고서는 비켜주지 않는다. 오늘따라 단단하지만 가는 편인 제 팔이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무식하게 생겨서 힘도 그만큼 무식하게 센 것 같다. “아, 이 팔 안 놔? .. 더보기 이전 1 2 3 4 ··· 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