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경환] 무제 for 오프 싸늘한 바람이 뺨을 스친다. 경환은 맨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금세 불편을 느끼고는 코트 밖으로 다시 꺼내었다. 언제나처럼 기다리는 시간은 길게 느껴졌지만, 때로는 그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달콤하게 느껴졌다. 차가운 바람조차 기꺼울 만큼. 처음 그를 만났을 때를 떠올리면 저도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 들었다. 추운 겨울의 칼바람보다도 매서웠던 건 그를 향한 시선들이었다. 하늘 아래 제 부모가 있으리라 생각지도 못 하며 지내던 와중 찾아온 아비라는 사람은 큰 집에 저를 데려오고서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집안 고용인들은 놀랄 일 아니라는 듯 무표정하게 거리를 둘 뿐이고, 어머니라 불러야 마땅할 분은 친절하긴 했지만 어딘지 모를 벽이 둘 사이에 놓인 것만 같았다. 고독이라는 것이 떠난 적 없는 생이건만 물질적인 형..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