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준백기] 무제 for 리안 찌뿌드한 몸을 일으켜 창문으로 향한다. 아, 미세먼지라니. 창밖의 부옇게 흐린 하늘에 절로 눈썹이 찌푸려진다. 모처럼 맞는 봄날의 주말이 이렇게 흐리다니, 아쉽기만 하다. 기관지가 약한 탓에 이런 날씨에는 외출을 삼가야 할 테지만, 백기는 서둘러 나갈 채비를 하였다. 뉴스에 따르면 미세먼지 속에 1시간 있는 것만으로도 담배를 수십갑 피운 것과 마찬가지라는데, 그렇다면 정말 나가서는 안 될 터이다. 하지만 모처럼의 기회를 그냥 날려 버릴 수는 없었다. 오늘은 해준과 처음으로 갖는 사적인 시간인 것이다. 비록 흐린 하늘이지만 차림새만이라도 봄 느낌을 담을 수 있도록, 그러나 너무 신경 쓴 티는 나지 않게 고르고 고르다보니 어느새 약속 시간이 코앞에 닥쳐왔다. 결국 평소처럼 완벽하게 빳빳이 세운 머리를 만들지.. 더보기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46 다음